일년일독성경
마태복음 11-13장
매일성경묵상
출 32:15-35
15 모세가 돌이켜 산에서 내려오는데 두 증거판이 그의 손에 있고 그 판의 양면 이쪽 저쪽에 글자가 있으니
16 그 판은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요 글자는 하나님이 쓰셔서 판에 새기신 것이더라
17 여호수아가 백성들의 요란한 소리를 듣고 모세에게 말하되 진중에서 싸우는 소리가 나나이다
18 모세가 이르되 이는 승전가도 아니요 패하여 부르짖는 소리도 아니라 내가 듣기에는 노래하는 소리로다 하고
19 진에 가까이 이르러 그 송아지와 그 춤 추는 것들을 보고 크게 노하여 손에서 그 판들을 산 아래로 던져 깨뜨리니라
20 모세가 그들이 만든 송아지를 가져다가 불살라 부수어 가루를 만들어 물에 뿌려 이스라엘 자손에게 마시게 하니라
21 모세가 아론에게 이르되 이 백성이 당신에게 어떻게 하였기에 당신이 그들을 큰 죄에 빠지게 하였느냐
22 아론이 이르되 내 주여 노하지 마소서 이 백성의 악함을 당신이 아나이다
23 그들이 내게 말하기를 우리를 위하여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라 이 모세 곧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사람은 어찌 되었는지 알 수 없노라 하기에
24 내가 그들에게 이르기를 금이 있는 자는 빼내라 한즉 그들이 그것을 내게로 가져왔기로 내가 불에 던졌더니 이 송아지가 나왔나이다
25 모세가 본즉 백성이 방자하니 이는 아론이 그들을 방자하게 하여 원수에게 조롱거리가 되게 하였음이라
26 이에 모세가 진 문에 서서 이르되 누구든지 여호와의 편에 있는 자는 내게로 나아오라 하매 레위 자손이 다 모여 그에게로 가는지라
27 모세가 그들에게 이르되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각각 허리에 칼을 차고 진 이 문에서 저 문까지 왕래하며 각 사람이 그 형제를, 각 사람이 자기의 친구를, 각 사람이 자기의 이웃을 죽이라 하셨느니라
28 레위 자손이 모세의 말대로 행하매 이 날에 백성 중에 삼천 명 가량이 죽임을 당하니라
29 모세가 이르되 각 사람이 자기의 아들과 자기의 형제를 쳤으니 오늘 여호와께 헌신하게 되었느니라 그가 오늘 너희에게 복을 내리시리라
30 이튿날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가 큰 죄를 범하였도다 내가 이제 여호와께로 올라가노니 혹 너희를 위하여 속죄가 될까 하노라 하고
31 모세가 여호와께로 다시 나아가 여짜오되 슬프도소이다 이 백성이 자기들을 위하여 금 신을 만들었사오니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32 그러나 이제 그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아니하시오면 원하건대 주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 버려 주옵소서
33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누구든지 내게 범죄하면 내가 내 책에서 그를 지워 버리리라
34 이제 가서 내가 네게 말한 곳으로 백성을 인도하라 내 사자가 네 앞서 가리라 그러나 내가 보응할 날에는 그들의 죄를 보응하리라
35 여호와께서 백성을 치시니 이는 그들이 아론이 만든 바 그 송아지를 만들었음이더라
시내산에서 내려온 모세는 백성들이 금송아지 앞에서 춤추며 제사하는 모습을 보며 화를 참지 못하고 하나님이 주신 십계명 돌판을 던져 버립니다.
모세는 금송아지를 불살라 부수고 가루를 만들어 뿌려 이스라엘 자손이 마시게 합니다. 고대 근동에서는 이러한 행위는 추악한 물건을 완전히 소멸하는 것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모세는 이 가증한 것을 완전히 소멸시키고 아론을 불러 추궁합니다. “이 백성이 당신에게 어떻게 하였기에 당신이 그들을 큰 죄에 빠지게 하였느냐?” 여기서 “큰죄”라는 표현은 제한된 범위에서 사용되고 특별한 의미를 가집니다. 우가릿과 이집트에서 발굴된 결혼 계약서에서 큰 죄는 항상 간음을 두고 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성경에서도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책망할 때도, 요셉이 보디발의 아내를 책망할 때도 간음을 염두에 두고 사용되었습니다. 이스라엘이 이미 하나님과 결혼한 언약관계에서 금송아지를 만드는 것은 곧 간음 행위라는 것을 알려 주십니다.
그런데, 아론은 여기서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합니다. “금을 불에 던졌더니 송아지가 나왔다”고 궁색한 변명을 합니다. 아론은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는 하나님의 기준을 따르기보다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며 그들의 비위를 맞추다가 이 같은 죄를 저질렀습니다. 나아가 책임 추궁을 당하자 모든 책임을 엉뚱한 데로 돌린 것입니다. 이 당시 일을 회고한 신명서를 보면 모세는 하나님이 아론을 죽이실 만큼 화가 나셨다고 회고합니다. 그러나 모세의 중보기도가 아론을 살린 것입니다.
이제 모세는 이스라엘이 지은 죄 값을 치뤄야 했습니다. 죄는 그냥 덮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그들을 진멸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들의 죄가 그냥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모세는 “누구든지 여호와의 편에 있는 자는 내게로 나아오라” 했습니다. 모세가 속했던 레위 사람들이 그의 부름에 응답했습니다. 모세는 그들에게 칼을 차고 이스라엘 진영을 돌아다니며 반역에 가입한 자들을 죽이라고 했습니다. 본문에는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죽였는지 정확히 나오지 않지만, 민수기 5장 12-31절에도 비슷한 사건이 나오는데 우상 숭배자들은 물과 흙을 섞은 것을 마신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금송아지 사건에서도 물과 흙을 섞어 마신 사람, 그리고 문란한 성행위가 있었던 사람들 3000여명을 처형했습니다. 레위 사람들의 이러한 행동이 잔인하게 보일 수 있지만, 레위 사람들의 결단과 하나님에 대한 충성은 이스라엘에게 미래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공동체를 우상 숭배로 오염시키는 일은 매우 심각한 범죄이기 때문에 형제를 처단하는 것을 감수하면서 죄값을 치르고 공동체의 순수성을 유지하려 한 것입니다.
이제 모세는 하나님께 두번째 중보기도를 드립니다. 시내산에서 하나님이 진멸하신다고 했을 때 두가지 이유를 들며 기도해서 하나님의 진노를 막았던 모세는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한 후 죄 사함을 구하고자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그는 이스라엘이 지은 죄가 너무 심각해서 하나님이 그들을 용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이해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일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죄를 용서하시지 않는다면, 자신도 주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그의 읾을 지워 달라고 기도합니다. 모세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자신의 죄 때문에 하늘의 책에서 이름이 지워질 수 있지만, 결코 남의 죄 때문에 지워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원리를 말씀하십니다. 즉, 모세의 이름을 하늘의 책에서 지우느니 이스라엘 백성들을 용서하시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말씀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시고 용서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아론의 아처구니 없는 변명을 읽으며 처음에는 실소를 금치 못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그 모습이 우리의 모습임을 알게 하십니다. 거룩하지 못한 우리의 모습을 볼 때 여러가지 이유로 내 자신을 방어합니다.
요즘 범죄자들이 많이 쓰는 용어가 “심신미약”이라는 것입니다. 술때문에, 마약때문에 스스로 통제가 되지 않아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죄가 가볍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 우리가 설 때 우리는 어떤 변명을 할까요? 코로나때문에, 이웃 때문에, 친구 때문에, 혹은 우연히…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내 자신을 돌아보며 용서를 구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